[영화 파수꾼] 이제훈 서준영 박정민 후기 (리뷰)

우리는 다들 한번쯤 머리가 뒤집힌 세상에서 살아봤다.
지금 생각하면 뭐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감정을 썼어야 했나 싶었던 어린 시절.
 
파수꾼 영화는 그런 감정들에 대해 지나치게 가감 없이 보여준다.
그들이 없는 얘길 하는 것도 아니다.
솔직히 나도 한번쯤 저런 생각을 했던 거 같은데.
입 밖으로 내지 못했을 뿐.
 
그런데 그런 대사들을 가감 없이 쏟아내니,
인간 개개인의 고독이 더욱 실감났다.
 
'파수꾼'이란 제목도
경계하여 지키거나 혹은 무언가를 보호하는 사람을 뜻한다고 한다.
우리는 서로에게서 서로를 경계하고,
스스로를 보호하는 한명의 파수꾼이 되어 이 세상을 살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냉혹하게 나를 지키는 것만이 결코 지키는 방법이 아님을,
영화는 결말에서 여실히 보여준다.
 


극중 기태는 누구보다 혼자였다.
다만 자신에게 희준 (박정민) , 동윤 (서준영) 이라는 파수꾼이 있다고 믿으며 살았다.
그런데 그들이 말하길 모든 게 거짓이었다고 한다.
나를 지켜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항상 기태를 옥죄였다.
가족 문제가 특히 그랬다.
그런데 친구마저 그렇게 되고 보니,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라고 묻는다.
평생에 걸쳐 기태 (이제훈) 는 그 문제를 회피하려고 해왔을 것이다.
텅빈 거실에 혼자 앉아
믿고 싶지 않았던 현실이 진짜 현실이 되었을 때.
그 무력감.
 
세상이 다 자길 등져도 친구 하나만 자길 봐준다면 괜찮다고 했던 아이였다.
하지만 그는 한편으론 분명한 불량한 학생이며, 자신도 모르는 새 업보를 차곡차곡 쌓아왔을 것이다.
마냥 순수하게만 볼 수도 없는 아이.
그럼에도 그의 이야기에 이렇게나 감정이 몰입되는 이유는,
불량하든 아니든 인간의 원초적 감정은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좀 더 주변을 살펴야 하고, 사람의 내면을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겉으로 보여지는 것만으로는 그 사람이 진짜 사랑하는게 뭔지 잘 보이지 않는다.
기태는 그럼에도 끝까지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방법이 서툴러서 오히려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아버리고 말았지만.
어른의 부재. 뇌가 뒤집힌 시기. 안타까운 결말.
 
왜 이제훈 박정민이 이 작품에 가지는 애정이 그토록 컸는지도 체감할 수 있었다.
그들이 이 영화를 찍은 시기가 시기라서가 아니라, 작품 자체가 가지는 의미도 그렇다.
언젠가 시간 날때 한번씩 다시 돌려보고 싶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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