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 ‘라이프 오브 파이’ 후기 [내돈내산 리뷰]
- REVIEW
- 2025. 12. 14.
나는 보통 뮤지컬을 주로 본다.
음악, 넘버가 주는 감동이 있어 굳이 고르자면 연극보단 뮤지컬이라 어느 순간부터 연극은 잘 안봤다.
그런데 (요즘 강제 고공 비행 중이실) 박정민 배우님이 연극을 한다고 하지 않는가.
처음엔 '아, 아무리 좋아도 내가 지금 연극이나 보러 갈 때인가' 싶어 마음을 접었었다.
그런데 2-3일 뒤까지도 자꾸 생각이 나더라. 이유가 뭐였을까.
결국 운 좋게 표를 구해서는 한껏 부푼 마음으로 기다렸다.

당일이 되었다.
파이가 내가 되고, 내가 파이가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난다.
극 중반 넘어가면서부터 파이에 과몰입해서는 눈물이 계속 났다.
나는 파이 이야기 책을 보지 않았다.
집에 어렸을 때 책이 있었는데, 책 표지가 예뻐서 기억이 난다.
하지만 결코 책을 읽지는 않았다. (영화도..)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잘한 선택인 것 같다.
덕분에 박정민의 라이프 오브 파이를 제일 먼저 접하지 않았는가.
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의 큰 키워드는 '신'과 ‘의심’, '두려움', ‘신념’ 정도로 추려진다.
특히 '신'에 관련된 부분은 박정민과도 얽히는게,
연극을 보기 전 어쩌다 그 부분을 봤는지 모르겠으나
나무위키에 박정민 종교가 무교에 유신론이라고 적혀있었다.
나도 무교에 신이 있긴 하나 장난꾸러기라 생각하는데,
박정민이 신을 정확히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으나,
그게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파이가 생각하는 신에 대한 관념과도 겹쳐 보였다.
‘의심’, 두려움'이란 키워드는 극 초반에는 잘 보이지 않았는데,
이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말하는 의심과 두려움이 나의 삶을 관통하기도 해서 공감이 많이 갔다.
사람들은 두렵기 때문에 의심을 한다.
의심해서 두려워하기도 한다.
박정민은 한 인터뷰에서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이야기하는 ‘신념’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요즘 특히 내가 공감하는 이야기였다.
우리는 삶을 위해, 생존을 위해 가끔 혹은 자주 신념을 내던지고 산다.
오랫동안 지켜온 신념을 내던지는 일 만큼 스스로를 자괴감, 죄책감에 빠지게 하는 일이 없다.
파이는 그 댓가로 너무나도 큰 걸 잃었다는 것이 현생의 우리가 가히 빗댈 수 있을만한 일인가 싶지만.
라이프 오브 파이로써 나는 약간의 위로를 얻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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