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영화를 고르게 된 건, 사실 큰 기대 때문은 아니었습니다.제목도, 포스터도 어딘가 조용하고 담담했거든요.하지만 포스터 속 나문희 배우와 이제훈 배우의 모습은 묘하게 마음을 건드렸습니다.꾸밈없는 차림, 말없이 서 있는 표정만으로도 이 영화가 가볍지 않다는 건 충분히 느껴졌죠.막연히 “사연 있는 어르신 이야기겠지” 정도로 생각하고 상영관에 들어갔습니다.그런데 영화는 예상보다 훨씬 조심스럽고, 동시에 용기 있는 방식으로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쉽게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꺼내놓습니다.그래서 더 오래 남는 작품이 되었습니다.스포일러 없음옥분(나문희)은 동네 구청 직원들이 은근히 긴장하는 인물입니다.하루가 멀다 하고 민원을 넣고, 잘못된 건 그냥 넘기지 않죠.누군가에겐 피곤한 존재일 수 있지만,그만큼 원칙과 ..
2024년 더 에이트 쇼(The 8 show, 디 에이트 쇼)가 나왔을 때 주변의 평을 보고 보기를 미뤘었다. 때문에 당연히 오징어 게임 급은 아닐거라 생각을 하고 이번에 보게 되었는데, 시작부터 유튜버 진용진의 머니 게임이 생각났다. 주인공 배진수란 이름도 뭔가 낯이 익었는데 네이버 웹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의 원작자였고, 알고보니 더 에이트 쇼 원작이 머니게임 파이게임이었다.사실 웹툰 머니게임을 보지 않아서 유튜브 머니 게임이 나왔을 때 소재 자체로 상당히 흥미롭게 봤었다. 물론 지금까지도 원작 만화를 보지 않은 상태라, 디 에이트 쇼를 처음 봤을 때 ‘이거 머니게임이랑 되게 비슷하네’ 생각만 했지 원작 기반 작품이라곤 생각 못했다. 그런데 사실 이 드라마를 보고서 원작이 궁금해진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음악이 담긴 영화. 레미제라블, 위대한 쇼맨을 열렬히 좋아한다.특히 위대한 쇼맨은 노래 파트를 숱하게 돌려봤다.나 이외에도 음원과 영화 장면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을 것이다. 최근에 웬즈데이, 아담스 패밀리를 보며 별종, 특이한 사람들에 관한 여러 생각이 들던 차이 영화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인가 과거에 내가 이 영화를 좋아했을 때와는 좀 다른 생각이 들었다. 노래 This is me 는 어쩌면 내가 위대한 쇼맨에서 가장 사랑한 노래였음에도 불구, 과거에는 이를 부른 이들에 대해 지금과 같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것 같다.생각해보니 위대한 쇼맨에 나온 별종들이야 말로 별종 중의 별종인데, 사회의 핍박을 받고 약하기까지 하다. 나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정도의 차이이지, 모두가 별종..
웬즈데이, 아담스 훼밀리 1, 그리고 이제는 2까지. 이렇게 연달아 봐도 질리지 않는 시리즈는 간만이다.암튼 당장 비교를 시작하자면 2년만에 씽의 CG? 아니 합성 기술이라 해야할까. 정교해졌다.1에서 씽의 페덱스 택배 기술이 꽤 인기를 모았는지, 2에서는 초반부부터 씽 쇼를 보여주었다.초반의 지루한 제작진 소개는 사라졌다. 제목 특유의 폰트 필체는 남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원작자 차스 아담스의 필체와 같더라. 약간 기존의 강박을 모두 무너뜨리는 아름다운 디자인이라 생각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페스터는 1 이후로 완벽히 아담스 일가 구성원이 되었다. 곧 웬즈데이 측에서 페스터 스핀오프를 만든다는데. 처음에는 페스터 이야기를 왜 굳이 스핀오프로까지 만들지? 라는 생각이었지만 아담스 패밀리를 보고나니 페스..
넷플릭스에는 아담스 훼밀리라고 되어 있던데 나의 기억에는 아담스 패밀리가 더 친숙해서 아담스 패밀리와 섞어 말하겠다.암튼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그 이름, 아담스.원작자 차스 아담스의 1930년대 한 컷짜리 신문 만화에서 시작되어 드라마, 영화, 시트콤으로 다양하게 리부트되어 왔다.가장 최근 제작된 웬즈데이(2022) 시즌 1, 2를 정주행하며 관련 콘텐츠로 뜨길래 바로 시청을 시작했다.1991년 작으로 오래된 영화지만 역시나 감각적인 느낌.틀을 벗어나면서도 미학적으로 벗어나지 않는.웬즈데이의 등장인물들의 원본을 보는 느낌이라 좋다.다만 고전 영화는 시작부터 제작진 이름 때려박으며 시작하는데 이게 진짜 길다. 영화 시작 전부터 졸 뻔. 초반부에 바로 바로 도파민 뽑는 요즘 편집이랑은 거리가 멀다. 하지..
내가 좋아하는 장르인 미스터리 스릴러물 '자백의 대가'.하지만 이는 그 장르를 뛰어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미스터리 스릴러를 보고 이토록 주인공에 감정 이입을 한 적이 있었던가 싶다.특히 김고은 (모은 역) 역할에 몰입했고, 그녀의 감정선이 완벽하게 와닿았다.이것이 김고은 배우의 진짜 매력이다. 어떤 역할이든 정말 완벽하게 그 사람이 되어준다.연출, 각본 등도 흠 잡을 곳 없이 완벽했다.그로써 만들어 낸 모은이란 인물은 정말 내 드라마 인생에 잊혀지지 않는 장면들을 남겼다. 모은(김고은)은 누구보다 이타적인 사람이었다.의료 봉사를 다니며 누구보다 열정적인 의사였고, 가족들에 대한 사랑도 남달랐다.하지만 정말 아주 작은 파편들이 모여 거대한 비극을 막지 못했을 때의 그 좌절감.그것이 현재의 모은을 만들..
나는 지나치게 인기가 많은 작품을 부담스러워하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아직 케이팝 데몬 헌터스, 흑백 요리사도 못 봤다는 게 사실이라면 믿을 수 있겠는가.다행히 웬즈데이는 그 기간이 지나서 조심스럽게 시청을 시작했다.팀 버튼 감독 작품인 것은 시청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역시 명작 감독은 감독이다.웬즈데이를 보며 다시금 그를 존경했다.나는 오래 전부터 팀 버튼만의 분위기, 색채를 좋아했다.작품 전체에서 느껴지는, 꿈 속에 퐁당 빠지게 하는 매력 때문이다.그런데 이번에는 웬즈데이 역의 제나 오르테가에게 퐁당 빠졌다.초반에 첼로 연주 장면은 여자가 봐도 섹시하더라.사실 제나 말고도 모든 배우들이 너무 좋았다.별종이란 원래 저렇게 아름다운 것들이었던가.배우들의 미모가 내 기준을 한참 넘어서서 뛰어남의 극치라 보..
드라마를 보고 이렇게 울었던 작품이 없다.다시 보기가 힘들 정도로 은중과 상연 인생 전체를 면밀히 봤다. 그 미세한 감정선에 공감하고 함께 가슴 아파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했다. 최근 김고은 작품들을 연달아 보고 있는데.과거 도깨비 때도 참 신비한 배우라고 생각했었지만, 이제는 그 신비함을 뛰어넘는 배우가 되었다.박지현의 재발견이기도 했다.처음엔 그냥 굉장히 예쁜 배우로만 봤다.과연 김고은과 연기를 맞먹을 정도의 배우인가 의심하기도 했다. 물론 극 전체를 주도하는 김고은을 뛰어넘었다고 생각되지는 않았지만.드라마가 끝나고 난 뒤 내 확신의 눈물 버튼이 은중이 아닌 상연이 되었음을 확인하고 인정하기로 했다.박지현이 표현한 상연은 가히 최고였다. 배우들도 배우들이지만 조영민 연출에 송혜진 극본.이 분들을 기..
결국 다시 틀고 말았다.내 인생 역작 대홍수.처음의 그 감동을 다시 느끼고자..그런데 시작부터 다시 보니 해석이 달리 들어간다.행복하다. 이런 영화를 집에서 다시 볼 수 있다니.이런 류의 작품은 집에서 고심하고 생각하면서 충분히 여운을 느끼고 봐야 한다.넷플릭스로 스타트를 끊은 선택은 잘했다고 본다.다시 보다보니 내 눈물 버튼 신자인(권은성)은 이제 거의 내가 낳았다(?)시피 했다.처음에 볼 때만 해도 애를 왜 저렇게 표현해놨지 했는데 그 모든 게 나의 편협한 뚝배기를 깨기 위함이었다.나는 엄마도 아니고 애도 없고 결혼도 안하고 애인도 없는 평범하디 평범한 일반 여성이지만.이 영화를 보고 모성애에 대해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모성애란 어쩌면 애초에 글자 세 글자로 축약해서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을..
우리는 다들 한번쯤 머리가 뒤집힌 세상에서 살아봤다.지금 생각하면 뭐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감정을 썼어야 했나 싶었던 어린 시절. 파수꾼 영화는 그런 감정들에 대해 지나치게 가감 없이 보여준다.그들이 없는 얘길 하는 것도 아니다.솔직히 나도 한번쯤 저런 생각을 했던 거 같은데.입 밖으로 내지 못했을 뿐. 그런데 그런 대사들을 가감 없이 쏟아내니,인간 개개인의 고독이 더욱 실감났다. '파수꾼'이란 제목도경계하여 지키거나 혹은 무언가를 보호하는 사람을 뜻한다고 한다.우리는 서로에게서 서로를 경계하고,스스로를 보호하는 한명의 파수꾼이 되어 이 세상을 살고 있다.하지만 그렇게 냉혹하게 나를 지키는 것만이 결코 지키는 방법이 아님을,영화는 결말에서 여실히 보여준다. 극중 기태는 누구보다 혼자였다.다만 자신에게 희준..
요즘 새로운 편집 툴들이 아주 편하게 잘 되어 있다고 해실험 차 브루라는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해봤었다. 정말 편하긴 하더라.무엇보다 가장 좋은게, 프리미어를 쓰며 가지고 있던 강박을 부릴 수가 없다.기능이 한정되어 있고, 자유도가 떨어지는 대신,프리미어에선 절대 할 수 없는 몇가지 유능한 스킬들을 구비한 머신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덕분에 영상들을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고,내가 섬세하게 조정하고 싶다고 애를 써도 절대 먹혀주지 않으니, 마음을 좀 비울 수 있다. 하다보면 "이게 왜 안돼?" 하면서 화가 날 수도 있다.엄청 단순한 기능이라 생각되는데, 되지 않으니.물론 이 부분도 굉장히 빠르게 업데이트되고 있어, 적당히 포기할 건 하고 양보하는 선에서 괜찮게 쓰긴 했다. 성과 면에서도 브루나 프리미어나 비..
나는 코미디 영화를 웬만해선 영화관 가서 보지 않는다.사실 윗집 사람들은 코미디인지도 모르고 갔다.본래 영화 보러 갈 때 포스터만 보고 간다.예고편 철저하게 안본다. 그런데 너무 재밌었다.그런데 감독이 하정우였다고?하정우 이제 진짜 감독 다 됐다.너무나도 사랑스럽고 만족스러운 코미디였다.배우들의 역할도 너무 찰떡이고 좋았어서 더 그랬다. 무대 인사가 낀 상영을 보고 왔는데,영화 보고 배우들 보니 더욱 더 사랑스러웠다.사실 영화 내용이 그렇게 사랑스러운 내용은 아닌데일단 공블리가 너무 사랑스럽고,하정우가 귀엽다.김동욱도 역할을 너무 잘 소화했고, 몰입되었다.이하늬는 그 사람 그 자체더라. 이하늬 밖에 소화 못한다 저건. 사실 이하늬 배우님도 너무 보고 싶어서네 분이 다 오시는 무대 인사를 가본 거였는데 (..